2024.10.19 대한금융신문 - [응답하라 우리술 367] 부행장 출신이 만든 양조장 ‘우보주책’

익명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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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우리술 367] 부행장 출신이 만든 양조장 ‘우보주책’


3년 전 양평으로 귀촌한 뒤 지역특산주 만들어
‘양평밀소주’ 이름 덕분에 지역 알리는 선물 돼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거쳐 대구은행에서 부행장으로 뱅커 생활을 마친 김희철 우보주책 대표가 자신의 양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편집위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거쳐 대구은행에서 부행장으로 뱅커 생활을 마친 김희철 우보주책 대표가 자신의 양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편집위원)


3년 전 경기도 양평으로 귀촌한 후 우리 술 양조장을 차리고 농부의 삶을 선택한 김희철 대표의 양조장을 찾았다. 양조장은 양평 용문역 바로 앞에 있었다. 귀촌이나 귀향 이후 양조인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경우가 많지만, 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술을 빚는 경우는 김 대표가 처음이다.

김희철 대표의 양조장 이름은 ‘우보주책’이다. 흔히 쓰는 술도가 이름에는 양조장이나 주조장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

주책이라는 단어에서 술의 뉘앙스를 억지로 찾을 수는 있지만, 실제 이 단어는 술과 전혀 관계없이 쓰인다.

그러나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듯이 김 대표가 풀어주는 ‘우보주책’의 의미를 듣고서야 비로소 양조장 이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의 걸음과 같이 천천히 술의 비책을 찾아가는 양조장’. 큰 그림이 느껴졌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우보주책은 밀을 주재료로 술을 만들고 있다. 오른쪽부터 ‘양평밀소주·밀막걸리 13도·8도·흑미막걸리’ 순이다. (사진=김승호 편집위원)

경기도 양평에 있는 우보주책은 밀을 주재료로 술을 만들고 있다. 오른쪽부터 ‘양평밀소주·밀막걸리 13도·8도·흑미막걸리’ 순이다. (사진=김승호 편집위원)


김 대표가 만들고 있는 술은 막걸리와 증류소주다. 지역특산주 면허로 만드는 술이 다 그렇듯이 우보주책에서 만들고 있는 술 두 종류도 모두 양평산 농산물이다. 그중에서도 김 대표는 ‘밀’로 특화해서 술을 만들고 있다. 양평군이 집중적으로 밀 농사를 장려하고 있는 까닭도 있지만, 밀을 주재료로 우리 술을 생산하는 양조장이 거의 없는 것도 차별화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양평에서 자라는 밀 품종은 금강, 백강, 앉은뱅이 등 다섯 종류다. 이 중에서 김 대표는 백강밀을 사용해서 막걸리와 증류소주를 만든다. 밀이 아닌 재료는 흑미가 유일하다. 색이 좋아서 선택한 쌀인데, 와인 향기까지 난다고 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밀은 20세기 후반 우리가 마시던 막걸리의 주재료였다. 1965년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해 쌀술을 빚지 못하게 되면서 밀막걸리는 쌀막걸리를 대신한다. 이후 서민의 벗이 되어 30년 정도 우리 막걸리를 대표하다가 1990년대 중반 쌀막리가 부활하면서 자취를 감춘 재료이기도 하다. 그렇게 사라져 가던 밀을 김 대표는 대표 아이템으로 삼은 것이다. 저가형 막걸리가 아니라 프리미엄 밀막걸리다.

발효 숙성에만 2~3개월이 들어간다. 13도 막걸리는 2개월, 8도 막걸리는 한 달 더 숙성시켜 3개월이 걸린다. 산미와 감미가 적당한데다가 8도 막걸리는 2차 숙성기간 동안 탄산까지 만들어져 음식과의 페어링이 좋은 막걸리다. 이와 달리 13도 막걸리는 안주 없이 와인처럼 술만 즐길 수 있는 향미와 질감을 갖고 있어서 양평의 애주가들이 용문역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밀막걸리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우보주책의 대표 상품은 밀소주다. 증류소주를 만드는 양조장들이 거의 쌀소주를 판매하고 있지만, 우보주책은 밀의 향기를 담기 위해 알코올 도수 53도의 밀소주를 만들고 있다. 정확하게는 쌀과 밀을 같이 사용했다. 쌀 소주의 특징과 함께 밀의 특성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구조다. 밀이 지닌 고소한 풍미와 함께 알싸한 매운맛이 잘 어우러져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무엇보다도 ‘양평밀소주’라는 술 이름이 한몫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지역민들은 외지인들이 양평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해장국’이나 ‘산나물’ 정도만 떠올리는 것이 섭섭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명을 프리미엄 소주의 브랜드로 사용해 지역을 대표하는 선물로 주고받기 좋아졌다는 것이다.

김희철 대표가 우리 전통주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은행원 시절이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을 다니던 시절, 우연히 전통주 교육기관인 ‘우리술문화원 향음’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전통주의 세상으로 입문을 하게 된다. 술 빚는 법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본업인 은행에 집중하던 시절이었다. 대구은행의 부행장을 끝으로 은행을 나왔지만, 사회복지대학원 등에서의 강의로 이어져 술은 즐기는 대상이었지 만들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3년 전 양평으로 귀촌한 뒤 양조인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술 빚은 이력은 짧지만 오랜 관심이 만든 술이다. 심지어 식품영양학 박사인 부인의 도움까지 받고 있어서 술의 완성도가 높아진 듯하다. 밀을 주재료로 한 귀한 밀막걸리와 소주는 이렇게 탄생하게 됐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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